토사 깔리고 주택에 갇히고…‘115년 만의 폭우’ 속수무책

하루새 400㎜ 기록적 폭우
 8일부터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이번 폭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9일 오전 11시 기준 사망 8명(서울 5명·경기 3명), 실종 6명(서울 4명·경기 2명), 부상 9명(경기) 등이다. 사망자는 이날 오전 6시 이후 1명이 추가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0시부터 9일 오전 11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서울 425.5㎜, 경기 여주 산북 415㎜, 양평 옥천 402㎜, 광주 396.5㎜, 강원 횡성 청일 264.5㎜, 홍천 시동 207.5㎜ 등을 기록했다. 서울에 내린 비는 8일 하루 동안에만 동작구 기준 381.5㎜로 지난 1920년에 기록된 354.7㎜를 크게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에 기상 관측이 시작된 지 115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던 서울 동작구에서는 8일 쓰러진 가로수 정리 작업을 하던 60대 구청 직원이 숨졌다. 사인은 감전으로 추정된다. 이어 같은 동작구에서 오후 5시 40분께 주택 침수로 1명이 사망했다. 많은 비가 쏟아졌던 경기 광주시에서도 버스 정류장 붕괴 잔여물 밑에서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이날 오전 1시께 같은 광주 자동차전용도로 성남 방향 직동IC 부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1명이 숨졌다. 흙이 도로로 쏟아지며 인근을 지나던 렉스턴 차량을 덮쳐 119가 출동했지만 운전자 A(30, 남)씨는 구조되지 못했다. 차량에 타고 있던 다른 2명은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광주에서는 하천 범람으로 2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기도 했다. 경기 화성에서는 이날 오전 4시 27분께 산사태 토사매몰로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나머지 실종자는 서초구 지하상가 통로와 맨홀 하수구 등 서울에서 4명이 나왔다. 이재민도 발생도 이어졌다. 서울과 인천·경기 지역에서 230세대 391명에 달하는 이재민들이 학교와 체육관 등에 머물렀다. 서울 동작구와 경기 광명 등지에서는 269세대 399명이 주민센터와 학교, 숙박시설로 대피하는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중 인천 중구 운남동에서는 주택 인근 옹벽이 무너져 주민 12가구 34명이 인근 숙박업소 등지로 대피했다. 서울 동작구와 경기 광명 등지에서도 165세대 273명이 주민센터와 복지관으로 몸을 피했다. 특히 밤새 기록적인 폭우로 도로 위 차량이 무더기로 침수되거나 맨홀 뚜껑이 튀어 오르는 등 도심 곳곳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서울 강남·서초 등 도심 곳곳은 전날 밤 폭우로 허리까지 물이 차오르자 운전자들이 다급하게 버리고 간 차량들과 이날 출근하려는 차량들이 뒤엉켜 ‘도로 위 주차장’이 됐다. 이번 기록적 폭우로 차량 침수와 낙하물 피해 등 차량 2311대가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상위 4개 손보사에 접수된 차량들의 추정 손해액은 326억 3000만원에 달한다. 외제차 비중이 높은 서울 강남에 폭우 피해가 집중된 만큼 침수에 따른 손해액이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도 정상 운행이 어려워 출근길 불편을 가중시켰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지하철 9호선 침수 복구작업으로 급행열차가 운행하지 못했다. 일반 열차도 개화역-노량진역, 신논현역-중앙보훈병원역 간만 운행되고 노들역-사평역은 운행하지 않았다. 이처럼 출근길 교통대란이 빚어지면서 수도권 행정·공공기관과 산하기관은 이날 오전 11시 이후로 출근 시간이 조정되기도 했다. 아울러 강남에 비가 집중되면서 서울대는 도서관과 인문대 등 일부 동이 침수했으며 도로도 유실됐다. 이밖에 옹벽 붕괴 1건, 제방 유실 2건, 사면 유실 5건 등이 발생했으며 고속도로 1곳(용인-서울), 일반도로 48곳, 지하차도 3곳, 둔치주차장 26곳, 하천변 45곳 등이 통제되기도 했다.